세월호참사가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절망적인 확인을 넘어, 그 국가가 부추겨온 물신과 증오의 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기 부끄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사후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지켜냈어야 할 도덕의 최저선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보호여야 했다. 적어도 보상을 둘러싼 이야기가 유가족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은 철저하게 차단했어야 했다.
세월호야말로 표현의 자유 억압의 축소판입니다. 방송도 한번 보시죠. 세월호 당일 오후 4시에 아이들 수십명을 커튼으로 이어 만든 밧줄로 끌어올린 김홍경씨가 MBC, KBS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30분 동안 수십명 끌어올리는 동안 해경은 안전한 곳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고 너무 화가 나 그 해경들 사진까지 찍어놨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제보였습니까. 두 방송국 모두 김홍경씨의 이 발언만 쏙 빼고 보도했습니다. 제가 떠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 KBS의 이 편향된 보도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습니다.